챗GPT 똑똑하게 쓰는법! UNIST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 마련
교육혁신TF, 생성형 AI 활용 예시 등 구체적으로 담은 국·영문 가이드 펴내
”생성형 AI 활용 막기 보단 올바른 활용법 찾아야..기술의 선악, 사용자가 만들어”
2023.08.17 / 한지희(교학기획팀)
UNIST는 교육혁신 TF 주도하에 지난 7월 28일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를 발표했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사용을 무분별하게 막기 보다는 이를 교육·연구 현장에서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사용할 있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50여쪽 분량의 이 가이드라인에는 교원, 연구원, 학생들 위한 생성형 AI 활용 예시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생성형 AI활용 가이드 제작을 진두지휘한 이재용 부총장을 만나 UNIST의 생성형AI 가이드 제정 취지와 그 과정, 타 대학등과의 차별점 등을 자세히 들어봤다.
Q. UNIST에서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를 제작하게 된 취지는 무엇인가요?
A. OpenAI의 ChatGPT가 대중에 공개된 후 교육계 및 학계에서는 놀라움과 함께 큰 우려가 있었습니다. 교육계와 학계에서 우선적으로 우려했던 것은 부정행위, 표절 등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생성형 AI를 이러한 가운데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 앞다투어 인공지능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대학에서는 생성형 AI 활용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새로운 기술이 일상과 만나게 될 때 많은 우려가 생겨납니다. 영국에서 맨 처음 자동차가 등장했을때도 그런 우려가 있었습니다. 자동차가 등장하자 시끄럽고 증기를 내뿜는 자동차에 사람들은 위협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차 산업의 쇠퇴와 마부들의 실직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1865년 ‘붉은 깃발 조례’를 만들엇습니다. 자동차 운행에는 반드시 운전사, 기관원이 탑승해야 하며, 낮에는 붉은 깃발, 밤에는 붉은 랜턴을 든 기수가 반드시 자동차 앞에서 걸어가며 보행자들과 마부들에게 자동차가 온다고 경고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최고 속도를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법으로 인해 영국은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을 시작했음에도 독일과 미국에 자동차 산업에서 뒤쳐지게 됐습니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은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공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 보다는 차라리 효과적이고 올바른 사용방법을 담은 가이드를 제작하자는 것이 우리의 취지였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학교의 입장을 기다리고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급하게 정책을 발표하기 보다는 생성형 AI의 능력과 한계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를 제작하기까지 수개월 간의 준비 과정이 있었습니다.
Q.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가이드가 제작되었나요?
A. 교육혁신 TF의 주도 아래 가이드가 제작됐습니다. 저희가 가장 우선시 했던 것은 UNIST 내부의 실제 사용자와 전문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교육혁신 TF 회의를 위해서 관련 처의 처장님들과, 각 단과대학장님, 인공지능대학원의 교수님들, 인문학부 교수님들, 그리고 관련 행정부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용자인 UNIST 구성원들의 사용실태와 인식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를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육혁신 TF 회의를 위해서 국내외 대학의 사례 조사 및, 생성형 AI와 관련한 학계, 산업계, 교육계의 동향에 대한 조사도 실시했습니다. 이런 조사들과 교육혁신 TF 논의를 거쳐서 가이드가 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가이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A. 가이드에는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간략한 소개, 교원, 학생, 연구원을 대상으로한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 그리고 생성형 AI 활용 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부록에는 UNIST의 교원, 학생,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 사용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Q. 앞서 말씀해주셨듯이 국내외 여러 대학들에서 앞다투어 생성형 AI 활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UNIST의 가이드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A. 가장 큰 차별점은 다양한 사용자별로 실용적인 가이드를 만들었다는데 있습니다. 저희는 교수, 학생, 연구원을 나누어 각자의 관점에서 지켜야할 가이드라인 및 활용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사실 ChatGPT의 등장과 함께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 앞다투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봤을 때 대부분 너무 추상적인 말들만 담겨 있어서,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UNIST는 교육 및 연구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UNIST의 가이드가 국내외 다른 대학들에게도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교육혁신 TF는 가이드 제작에 앞서 생성형 AI 사용실태 및 인식조사를 위한 설문을 실시했다고 하셨는데요. 우리 UNIST 구성원들의 사용실태 및 인식은 어떠한가요?
A. 이번에 가이드를 제작하며 우선 학내 구성원들이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생성형 AI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은 어떤지 등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교원 70명, 대학원생 147명, 학부생 105명, 연구원 36명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응답자 중 교원과 학생의 약 90%, 연구원의 약 70%가 생성형 AI를 사용해봤다고 응답했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을 알려드리면, 생성형 AI를 활용해봤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대부분 생성형 AI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생성형 AI의 답변이 사실인지 fact-check 하는 작업을 알아서 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우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보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실태 조사를 통해서 생성형 AI를 무턱대고 금지하는 조치 보다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가이드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Q. 끝으로 UNIST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인공지능 기술이 정말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우리의 미래가 유토피아(utopia)일까요 아니면 디스토피아(dystopia)일까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UNIST 구성원들이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유토피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UNIST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확인 가능하다.